한국엔 애초부터 정규직은 없다. 노동을 할 수 있어도 자본이 원하지 않으면 우리는 노동을 할 수가 없다. 우리 모두의 존재는 비정규직이고 언제든지 버림 받을 수 있다. 노동을 하는 자가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소외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그다지 많지 않다. 연대와 투쟁, KTX 승무원들이 현재까지 견디는 방법이다. 오늘 이랜드 사태에도 노동하는 자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고작 연대와 투쟁 뿐이었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페이소스인 KTX 승무원과 월급 80만원을 지키기 위한 우리 어머니들이 이토록 투쟁을 벌여야 하는 사회는 명백히 재앙이다. 오늘날 이랜드 사태를 통해 노무현 정부와 이상수 등을 규탄해야 할 의무는 우리 모두의 당연한 몫이다. 하지만, 불행이도 이러한 운동적이며 공공적 책임에 무감각한 부류도 역시 노동을 인정하지 않는 노동자들이다. 노동이라 생각하지 않는 엘리트 화이트 칼라들, 취업 공부만 있을 뿐 직업 공부가 없는 대학생들, 여전히 로또로 인생 역전만 희망하며 현실과 현장을 직시하지 못하는 소시민들의 존재 부정이 이들의 투쟁을 자신들의 불편만으로 취급하기 일쑤다.
얼마나 악랄한 패러독스가 가득한 세상인가, 기업과 자본에 봉사하는 법안을 만들어 놓고 일명 '보호법' 이라는 수사로 진실을 가리고 그게 두려워 비정규직을 공권력이란 폭력의 이름으로 때려 잡는 사회가 과연 인간이 살만한 사회인가. 우리는 무엇으로도 투쟁할 수 있다. 이랜드가 130억 헌금으로 모시는 그 잘난 예수보다 더 신성한 노동으로 존재를 규정할 수 있다. 우리의 신성한 가치는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명백한 생활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정규직 아니다. 잘 사는 것을 돈 잘 버는 것으로 규정하는 당신, 정규직이라며 안도하는 당신, 잘 생각해보라 당신 정규직 아니다. 안이한 생각을 거두고 자본과 권력의 폭거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이랜드 사태를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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