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2009/09/22 13:31 / 관심
요즘 김태원은 '부활' 로 보여지지 않고 예능인으로 자주 보인다. 실제로 그는 웃긴다. 나는 박명수 팬이다. 박명수의 나이와 내 나이가 그게 그것이라서가 아니라 그의 짜증 섞인 개그가 웃긴다. 마치 내 모습을 투영하듯 그 짜증은 곧 내 일상의 짜증과 같기 때문이다. 김태원이 그렇다. 그는 더 나아가 귀찮음을 소재로 활용한다. 게다가 그들은 신체의 허술함을 무기로 한다. 아버지로 국민할매로 자신을 조롱한다. 한창 사회에서 일할 나이라는 이유로 절제를 미덕으로 섬기는 끼인 나이의 그들, 그들과 비슷한 우리들도 때때로 부리고 싶은 애교와 엄살이 있다. 박명수와 김태원이 그걸 보여준다.

김태원은 이승철과 함께 부활 맴버다. 삼사십대 사람들은 부활, 들국화와 청춘을 같이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창시절 김태원이 대마초로 걸려 들었을 때 나는 담배를 배웠다. 창작을 하기 위해 대마초를 피웠다고 한 발언을 믿었다. 나도 한때 학교밴드를 조직했고 곡을 만들기 위해 술을 마셨다.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불렀다. 고만고만한 학교밴드에서 유행가를 재생하던 것 이상으로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사랑과 이별, 그 자체였다. 밑고 끝도 없이 이승철이 부활을 탈퇴한 것으로 믿었고 이승철을 저주했다. 이승철이 복귀 했을 때 다시 열광 했다. 김태원이 부활을 재결성하고 김재기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단 소식에 팔뚝으로 눈을 훔쳤다.

부활은 부활 그 자체를 보여주는 밴드다. 사회 생활을 하며 한동안 부활을 잊었었다. 그러다 사랑을 하고 또 이별을 했다. 그때 부활은 '사랑할수록' 이란 노래를 발표 했다. 나는 이별을 아주 오래도록 기억하게 됐다. 부활은 '위대한 밴드' 다. 삶의 목적이 있었던 시절마다 그들의 노래가 있었기에 그렇다. 인생을 반추하는데 있어서 그것을 목격한 노래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부활은 위대하다. 그런 김태원이 예능을 하며 스스로를 조롱하고 엄살 부리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는 네버엔딩스토리를 통해 그런 웃음과 감수성이 나오기 위한 자양분은 괴롭고 쓰디 쓸 수 밖에 없음을 모든 음표를 동원하여 보여줬다. 그것으로 엔드다.

지난 달 부활이 25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 했다. 그들은 또 부활했다. 일어나 박수를 보낸다.


2009/09/22 13:31 2009/09/22 13:31
DrunkenSTAR 이 작성.

좋아하는 뮤지션

2005/09/27 22:43 / 관심
음악을 아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많이 아는 것이 있다면, 음악은 문외한이라 해도 좋다. 날나리들이 그랬듯, 학창시절에 작은 밴드의 시절은 있었다. 기껏 크로메틱를 떼고 나서 치워 버렸지만, 음악이고 미술이고 많이 알고 보는 것보다, 많이 느낄 줄 알고 나서 아는 것이라는 어줍잖은 철학에 빗대어 보더라도 역시, 음악은 잘 모르겠다. 그렇다보니, 음악하는 사람치고 부럽거나 존경스러운 사람도 없기 마련이다. (이효리를 좋아하는 것과는 다른)
집중력이 필요한 일에서 주위와 단절되기 위해 일부러 꽂는 이어폰을 통해 Fusion, Acid Jazz, Indi-band 를 듣다가 최근에 부러운 두 사람이 생겼다. 미선이 였다가 루시드 폴이 된 조윤석, 언듯 보면 동사무소에서 등본이나 띨 것만 같은 사내지만, 서정시를 쓰는 개인주의자로서 그의 음악 '오, 사랑' 은 음계 위에서도 고즈넉히 낭송을 해도 좋다.(한 TV 프로그램에서 이적이 그것을 증명했었다.) 안치환의 '사랑하게되면' 이후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불러도, 읽어도 이만큼 좋은 노래가 없을 정도다. 그리고 '널 그리다', Kiss the rain 의 그저그런 피아니스트인 줄만 알았던 그가 '멀리 돌아온 만남' 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루마, 조윤석 보다는 귀티나는 모습이지만, 그가 대하는 삶의 진지한 자세가 나의 숭고함을 일깨운다. 실천할 줄 모르는 이데올로기나, 최강이지 못하는 사랑따위와 거리를 둔 사람 같아 보이는 것도 좋다. 그들의 음악이 더 좋은 것은 그들의 글이, 그것의 씀씀이가 더 좋기 때문이다. 난 여전히 세상의 불공평을 성토하겠지만, 부럽고 그리고 숭고함에 대한 생각을 준 것으로 감사하다.


[미선이, 루시드 폴, 조윤석]


[이루마]


[이루마가 이분를 사랑하는가 보다, 이분도 이루마를 많이 사랑하시길]
2005/09/27 22:43 2005/09/27 22:43
DrunkenSTAR 이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