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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01 균형 잡힌 시각의 허구 by DrunkenSTAR (1)
흔히들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균형' 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불행이도 이러한 충고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진 사람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대게가 시각에 대한 균형을 주장하는 사람조차 균형에 대한 균형 잡힌 기준이 없기 때문인데다가 현상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관념하는 자세에 있어서 균형이란 양비일 수 밖에 없다. 흔히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양비론적 시각은 현상이나 현안에 대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견해가 없는 사실에 대한 사실적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어떠한 주장도 반대가 없을 수 없고, 어떠한 견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비판적인 시각은 모두가 만족하고 어떠한 반대도 무릎쓸 수 있는 균형이 아니라, 반대의 의견에 대해 반성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시각에 대해 기꺼이 연구하는 자세이다. 이를 위해서 균형 잡힌 시각을 정치적 레토릭으로 분류하고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이는 어떠한 내용은 견해가 없는 맹목적인 내용에 불과하고 대중들의 시선에 쉽사리 안착하고 만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진보하는 역사는 없다. 사회와 이념에 보수가 있고 진보가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고 그 이항대립의 구도속에서 역사의 투쟁이 존재하게 된다. 그 속에 균형이란 언제나 기회주의였고 회색분자들의 대중적 논리로 기록되어 있다.

집권세력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과 비난의 이유는 집권세력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386으로 대변되던 진보의 세력들이 너도 나도 전향 선언을 해버리는 기막힌 현실에서 그들이 주장하는 앙가주망은, 그 변질의 정당성을 강변하기 위한 날조된 구실로 전락해버렸다. 이를 통해 대중들은 모든 사회적 부조리 현상에 '노무현 때문' 이라는 무조건적인 비난을 일삼으면서 스트레스를 카타르시스로 승화시키곤 한다. 균형 잡힌 집권세력이 만만한 대상이 되고, 그 균형 잡힌 세력이 민중들에게 한 가장 큰 업적이 담론의 카타르시스 뿐이란 사실은 절망적이다. 균형 잡힌 시각의 해악이 미시 담론의 둘레에서 집권이라는 지도적 세력에게 확대되었을 때, 그 사회가 겪는 관념적 발전을 얼마나 후퇴시키는지 깨닫게 만든다.

진보는 보수의 가치보다 우월하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어떠한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도 보수적 시각으로 볼 생각이 없다. 다만, 나의 성찰이 부족하여 때로 보수적인 태도와 행위가 있었을 때 마땅히 그것을 반성하려는 자세만 가졌을 뿐이다. 그것이 얼마나 결연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균형 잡힌 시각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나의 진리를 배반하지 말자는 의지는 성의껏 다지고 있다. 많은 역사에서 그 진보의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들의 생애를 점령한 두 가지 지향점인 '젊음' 과 '좌파이념' 에 나는 한없는 부러움을 느낀다. 그것은 절대 균형이라는 허구로 가질 수 없는 것들이다.
2006/11/01 23:44 2006/11/01 23:44
DrunkenSTAR 이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