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부팅

2004/09/09 19:40 / 생활
싱싱 리프래쉬 하던 시간은 가고, 리부팅이 필요한 나이가 왔다.
결혼은 미친 짓이야~ 떠들었던 골목은 시간이 갈 수록 좁아만 보인다. 역시, 나이가 든 것이야...
나이란, 마호가니에 광을 내서 윤택하게 하는 것이라 했지만, 어쩐지 마호가니라는 고급 재질 때문에 나이란, 부르조아틱해져야 하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한다. 실은 정신과 정서의 윤택함인데 요즘 들어 점점 더 질풍노도해지는 듯 하여 뜸금없이 목소리가 커지고 건방지게 굴고 이슈없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럴때면 일요일 아침에 집안 청소하시고 책보시다가 식사하시고 낮잠 주무시고 다시 책보시다가 연락도 없이 뉴질랜드나 베트남 같은델 갔다오시는 아버지가 떠오른다. 그래, 자식이 아버지 이상 안간다면(만약에, 그렇다면), 나는 어쩌면 소실점에 상당히 많이 가차워졌다는 생각도 든다.
사랑하였으나, 잡고싶었으나 떠나갔던 사랑 때문에 결혼은 미친 짓이야~ 라며, 오랜 친구인 잭다니엘에게 투털투털 푸념을 하기 일쑤고, 그로인해 장이 터져 버렸는지 입가에 붉은 반점이 자잘한데다가, 배에서 들리는 소리때문에 불면증에 걸릴 지경이 되버렸다.
1년6개월동안 프로젝트 하고 피렌체 갔다 온 후에, 다시 1년동안 프로젝트 하다가 이제 끝이 난지 5일? 6일? 됐는데, 악마 같은 내 마음은 천사 같은 목소리로 이제 리부팅의 시간이라 한다. 그런데 이번엔 악마가 천사지... 군대있을때 뼈에 금이 간 다리로 40km 행군하고, 고객이 마시자면 위염이 걸린 위로, 장염이 걸린 장으로, 악으로 깡으로 마셔주던 열혈, 독종 같은 자세가 있었으나... 솔직히, 힘들어...
보라카이건 몰디브건 또는 그리스건 간에 심신이 타에 속박이 없는 상태로 자유롭게 널부러지고 싶은데, 재깍재깍 시간이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장난 시계처럼 과거에 멈춰서서 바보처럼 뒤만 쳐다보고, 자명종이 울릴려면 한참 멀었는데도 커튼이 없는 창문에 빼꼼이 달빛이 들이 밀려 오기라도 하면 지각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 답지 않게 밤과 새벽의 중간쯤 공기에 담배를 휘발 시킨다.
그래도 내 아버지, 어머니 늙어 가시는 건 알고 있는 아들이라, 그저 참한 색시라도 있으면 질풍노도하고 건방진 악마같은 마음일랑 펄펄 끓는 기름에 소금옷을 입혀 절어내어 다시는 지 자존심에 기대어 가오 차리지 못하게하여, 평일엔 같이 수다떨고 주말엔 영화도 보고 외식도 하고 일요일엔 걸레질 하고 두부에 계란옷을 입혀 구워내는 남자가, 남편이 되고 싶은데...
결혼은 미친 짓이야~ 라며, 잭다니엘과 친구가 되고 클럽에서 청바지가 닳도록, 되는 디스코 안되는 힙합에 술 깨는줄도 모르겠는게 너무 슬픈건... 내가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야... 라고 단정지을순 없지만, 리부팅이 안돼... 리부팅이...


보라카이 가서 리부팅 잘하게...

트랙백 sending : 긴 프로젝트가 끝나고
2004/09/09 19:40 2004/09/09 19:40
DrunkenSTAR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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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asoline drunkenstar

    Tracked from BILLY's LIFE MECHANISM 2004/09/10 13:05 Lös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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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oap 2004/09/10 18:3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리부팅이 아니라 포멧을 해야할때가 온듯.. 저말입니다.

  4. jack 2004/09/10 22:1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리부팅을 하시지요... 포맷은 너무 가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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