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간에 거리감이 떨어 졌기에 용케도

찾아나선 굳은 살이 구천을 떠돌다가

무당의 칼날에서 공갈질에 여념이 없고

날 의심했을 때 흐르는 선지피 냄새가 공갈질

주위에 거듭 고여 장미를 피우고

달빛속에서 요절한 사내의 고요만이 치솟는다.

사나운 눈보라속에 사내의 편지는 배달되지 않고

축축히 젖어

일수 수첩에 넘치는 도장을 보면서도

가슴이 쟁겨오는 허전함을 느끼듯,

편지의 추억은 고스란히 새집으로 이사할 것이다.


그 편지들은 또 다시, 모르는 시간동안 굳은살로 남을 것이다. 때때로 손톱깎기로 싹둑싹둑 피나도록 잘라내고, 훔쳐라도 볼까봐 냉큼 진공청소기로 해치울 추억들, 하지만...
그것을
사랑,
하고 던지고 나면,
선무당이 칼날타기 하듯 위태로운 기분과 넘치듯 허전함을 느낀다.
앞으로 나아갈 신작로에 왕래가 줄면서 수풀이 생기고 앞만보고 있어도 인연이 관성으로 따라올 듯한 시간은 이미 인생이 아닌 목로주점의 안주.

2일
비로서 편지들은 이사를 갔다.
어수선한 틈에 그들이 어딘가에 있을 거란 생각만 풍성하고 나는 가깝고 멀었던 그리움에 온통 젖어 버렸다.

어딘가에 있을거란 생각만 가둬둔 채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술을 마시러 시내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굉음은 지나간다, 하지만 여운이 더 질기게 남아 사람을 괴롭히고 생각을 남루하게 한다. 돌아가고 싶다고, 다시 만나고 싶다고 속으로 외치는 동안 술잔은 깨끗이 설겆이 된다.
2004/09/07 15:56 2004/09/07 15:56
DrunkenSTAR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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