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남아 돌았던 나는 어제도 들렀던 우피치 미술관을 오늘도 8유로를 내고 들어와서, 3시간쯤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를 감상하고 있었다. 보티첼리의 방에는 '프리마베라' 와 '비너스의 탄생' 이 같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두 작품의 캔버스 크기가 생각 이상으로 컸기에 훔쳐갈 궁리를 하는 시간도 장장 3시간이 걸렸다.
결국 그 궁리를 포기하고 1층에서 Guide 두권을 샀는데, 그건 피렌체 여행 내내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사람에게, 기억의 의미로 선물하고 내겐 없다.

피렌체 공화국이 르네상스의 꽃이 될 수 있었던 건 메디치 가문의 패트런 정신 때문이다. 그런 메디치 가문의 궁전인 피티궁은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베키오를 건너서 300 미터? 400 미터? 쯤 직진하면 소박한 궁전의 벽돌담이 보인다. 피티궁에는 팔라티니 갤러리가 있는데 이곳은 관광객들이 잘 찾지 않아 우피치 보다는 휠씬 한가했다. 메디치 가문의 개인 소장품들을 볼 수 있는 갤러리를 찾지 않는다니... 피렌체의 절반을 놓친 것과 다르지 않고, 그런 기대는 결코 실망을 주지 않았다.

'냉정과 열정사이' 에서 준세이가 자주 보러왔었던 라파엘로의 '성자와 성모' 가 있는 갤러리이기도 했으며 준세이가 복원중에 스승이 칼로 찢어 놓은 치골리의 작품들이 수십점 전시되어 있기도 했다.

왈칵, 쏟아 질것만 같은 말초신경의 긴장을 애써 조여 잡으며 라파엘로의 '성자와 성모' 를 훔쳐갈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프리마베라'에 비하면 소품인 이... 진품...을 어떻게 하면...
따로 막아 놓은 것도 없고 주위에 감시(?)하는 사람도 없어서 500년전 라파엘로가 붓을 들어 채색을 했었던 길을 따라 감촉을 느껴 보았다. 첫사랑의 팔짱 같은, 절정의 느낌.
그래서 이렇게,
2시간쯤 절도의 궁리 끝에 훔쳐와서 여기에 진품을 전시한다.


2004/09/04 17:51 2004/09/04 17:51
DrunkenSTAR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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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oap 2004/09/05 09:3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RAFFAELLO Sanzio (b. 1483, Urbino, d. 1520, Roma)
    Madonna della Seggiola (framed)
    1514
    Oil on wood, diameter 71 cm
    Galleria Palatina (Palazzo Pitti), Florence

    Virgin Mary, Christ, and the boy Baptist..
    라파엘로의 성모자상중..
    가장 인간적이라고 해야할까?...
    자연스러우면서도 따뜻한 색감과 질감,
    그리고, 마치 촉감이 느껴질것만 같은 'Intimate embrace'를 보여주는 작품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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