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생동감은 없었지만, 나도 싸이라는 데 주소를 가지고 있었다.(이젠 없어졌다.) 2001년 송년회때 싸이를 기획했던 이람씨가 클럽을 싸이에 만들어 주십사 말해줌으로써 그 자리에 있던 30여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새 주소를 가지게 되었다. 나는 그때 그녀가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했다. 많은 대화가 없었음으로 나는 그녀의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사유를 분배하는 공동의 공간을 생각해 내는 사람들은 사회주의자일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을 모두 답사할 수 없다는 결핍의 인정과 내가 답사하지 못한 현실에 대한 엿보기가 더불어 존재하는 비정형적인 공간으로써 싸이는 신화에 가까운 텍스트가 됐다. 싸이와 같은 포탈이라는 유기적 구조속에서 개인의 답사는 변증법적 비물질로 총체화 되어 닮아가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싸이는 자유로운 개인의 사유를 비물질로 간주하고 타인의 상상력과 소통시킴으로써 비물질에 현실감을 심어주어 긴가민가 했던 정의를 단번에 믿음으로 승화 시키는 신화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단 개인은 자신의 답사가 정의하지 못했던 불완전함을 타인의 정의를 통해 믿음을 부여 받게 되며, 그로인해 자유로운 사유의 분열은 멈추게 되고 믿음을 확대하기 위한 닮아가기 신드롬으로 빠지게 된다. 다시 말해 자신의 사유는 누군가가 믿어주는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관념에 빠져서 서로가 서로를 믿는 대변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패배자들은 현실은 현실임을 받아 들이자 라는 말을 진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패배자들은 유기적 구조가 개인의 권리를 지배하는 현실의 엥똘레랑스를 현실로 받아 들이고 대중 뒤에 숨을 것을 강요한다. 싸이는 그런 패배자들을 양산하는 공동의 공간이 되버렸다.
개인의 권리와 사유가 자유롭기 위해서 하나의 세계라는 국가주의적 동원은 비판 받아야 한다. 싸이는 개인의 자발적 의지를 미끼로 보편적 권리가 확장되는데 있어서 기초적인 사유의 분배를 배급으로 바꿔버린 하나의 세계이다. 그 공간에서는 패배자들이 사유를 배급하고 기득권에 목마른 프롤레타리아가 순서를 기다린다. 국가가 그렇다고 하는 것에 무비판적으로 동원 되는 관제와 다를바가 없다.

타인 만큼 행복함에 안도하고, 타인의 불행에 적당히 동정하는 일상의 반복이다. 다름의 차이는 오직 대중의 트랜드가 인기 순위로 매겨 졌을 때만 인정한다. 배급된 인기가 정해지면 나도나도 대변자가 되려고 줄을 선다. 이를테면, 시가를 꼬나문 체 게바라가 배급되면 그 이미지에 열광하며 그를 규정한 타인의 아티클이 배급의 파도를 탄다. 자신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일상의 영위가 불편하지만 않는 범위에서 배급된 것에 열광한다. 소수자의 보편적 권리와 제국주의의 총부리에 투쟁했었던 혁명가 체의 진정한 사유가 아니라 오직 빨간 바탕에 시가를 꼬나문 이미지로만 날조되는 것이다. 닮아가기 신드롬에 일단 동참하기 시작하면, 체 게바라는 사랑하지만 출근하는 아침에 비정규 근로자들의 고통을 호소하는 전단지를 받아 드는 것에는 그 열정을 거둬버린다.

현실 세계의 사회주의는 패망하였다. 개인의 보편적인 권리는 내가 처한 세계 뿐만 아니라, 내가 답사해보지 못한 세계에도 보장되어야 하는 국지주의적 소수까지 인정되어야 하고, 그로 인해 책임있는 발언과 선언의 자유가 소수의 곳곳에서 들려야 함을 불안정으로 제한 받아서는 안된다. 개인의 사유가 공공선으로 보장되는 공화주의가 지극히 상식으로 받아 들여 지면서도, 유기적 구조속에서 안락하게 사유를 배급 받는 의식에서 해방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세계의 딜레마를 지고 갈 의지의 결여이다. 현실 세계는 그 결여를 착취의 수단으로 개인에게 파쇼적으로 사용하였고, 의지가 담보된 개인은 사회주의와 공화주의를 자연스럽게 패망시켰다. 결여가 지속될 수록 자기 목소리를 듣고 낼 줄 아는 보통 인간으로써의 희망도 역시 패망할 것이다.
2005/04/02 20:55 2005/04/02 20:55
DrunkenSTAR 이 작성.

Trackback URL : http://drunkenstar.x-y.net/tt/trackback/190

Trackback RSS : http://drunkenstar.x-y.net/tt/rss/trackback/190

Trackback ATOM : http://drunkenstar.x-y.net/tt/atom/trackback/190


당신의 의견을 작성해 주세요.

  1. Comment RSS : http://drunkenstar.x-y.net/tt/rss/comment/190
  2. Comment ATOM : http://drunkenstar.x-y.net/tt/atom/comment/190
  3. 나이스빌리 2005/04/14 19:3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싸이 여기저기 흔적이 많이 남아서
    나도 그 흔적들 정리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텐데.. 말야....
    생각난김에 확 지워버리는 결단력이 부러울때가 있어...^^

  4. Jack 2005/04/15 12:3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생각난 김에 결단력을 부리다가...
    후회한게 한두가지여야지... 특히, 사랑에선...^^

« Prev : 1 : ... 384 : 385 : 386 : 387 : 388 : 389 : 390 : 391 : 392 : ... 512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