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쌓아 놓은 침묵의 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십진법으로 세어본다. 온전한 열개의 손가락으로... 그렇게 흰뼈로 시간을 잡아 본다. 오독오독, 침묵의 다섯 평에 부셔 보기도 한다. 켜켜이, 잡다하게 쏟아지는 정지의 기록들, 내가 만진 사랑의 시간은 내 기록에 잡히지 않는 시간을 품고, 내가 서 있는 이 행성의 시간은 내 시간과 반대로 자전하고, 내가 쉬고 있는 이 산소의 시간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간극의 시간인가... 저마다 다른 시간의 존재, 나는 내 시간에 잘 살아온 것일까...
기호학, 정치학, 물리학, 경영학, 미학, 고대역사에 관한 책들이 쌓여 있는 밤, 내 세계의 밤... 이것들이 내 기록에 사뭇쳤지만, 미래를 읽어 주며 잠들게 하지 못하는 내 세계의 지금 이 순간.
멀찍이 나갔다 돌아오는 고동배를 기다렸다가, 부표도 없는 미래의 파도엔 어떤 시간이 있는지, 묻고 싶다.
기호학, 정치학, 물리학, 경영학, 미학, 고대역사에 관한 책들이 쌓여 있는 밤, 내 세계의 밤... 이것들이 내 기록에 사뭇쳤지만, 미래를 읽어 주며 잠들게 하지 못하는 내 세계의 지금 이 순간.
멀찍이 나갔다 돌아오는 고동배를 기다렸다가, 부표도 없는 미래의 파도엔 어떤 시간이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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