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엔티크 가구숍에서 안톤 와토의 병풍형 '시테섬의 순례'를 발견했다. 주인장은 9백만원짜리라며 마스터피스의 모작을 마치 진품인양 얘기했다. 가로15cm, 세로 20cm 가량의 덧대기복원 흔적으로 인해 가격이 많이 떨어진다는 설명까지 덤 부쳤다만, 시테섬의 순례는 루브르에 단단히 걸려 있다.
이태원 순례를 마치고 목동 현대백화점 지하 2층에서 스칸디나비아 풍이라는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을 구경했다. 플라스틱 성탄목(꼬마 전나무)에 큼직한 장신구 몇개를 달고 노란 꼬마 전구를 둘러 놓으면 굳이 스칸디나비아 풍이 아니어도 영락없이 크리스마스가 된다. 트리 앞에 퀄트 블랭킷을 덮고 Nat King Cole 의 'O Tannenbaum' 을 이태원에서 본 진공관 전축 같은 것으로 듣는 크리스마스 상상을 해본다.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엔티크형' 이라는 친구 와이프의 정의에 의하면 클래식에 대한 나의 신비로운 살가움은 내 속에 흐르는 푸닥거리 변덕과 집요함의 변주형 피와 하등 관계가 없어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계절 감각 없는 로맨티스트는 종종 시니컬한 염세주의자의 말투를 닮아 가고 내 손으로 가구 한점 들여 놓은 적도 없으면서 연대 좋은 잉글랜드 엔티크 책상을 수소문한다.
진품 마스터피스를 보는 상상 이상의 흥분을 깨달았던 피렌체에서 정적인 소통은 내 정체성의 일부가 됐다. 과거형 정신적 포착의 대표적 두가지 형태인 미술과 사진이 현재형 정신의 정적 상태와 결합했을 때 사색으로 감상을 일깨우는 행위를 하게 된다. 영혼을 포함한 몸의 모든 조직 상태가 소실점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념의 Feel 은 버릇 이상의 중독으로 상승하여 정체성의 니코틴으로 축적되어 심장에서 갓나온 새피조차 오염되지 않고는 베겨나지 못할 정도가 된 듯 하다.
하지만, 우아한 엔티크형 피에 비한다면 내 피의 과거형은 남루하기 짝이 없다. 추억을 담는 그릇 또한 질기지 못해서 고무줄로 감아 놓은 옛날 편지들의 봉투만 확인해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데다가 서재방을 뒤적이다가 책갈피에서 떨어지는 쪽지 쪼가리 조차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연대 좋은 잉글랜드 엔티크 책상은 추억을 담아 가두고 평생을 동반 이사할 만큼 튼튼하지 못할 것 같은 과거형 피의 의식적인 안도일 뿐이다.
나는 아직도 일산가구단지의 모던 엔티크 가구를 수용할만큼 튼튼하지 못하고, 아직도 추억이라 하면 담에 결릴 만큼 슬픈 것들 투성이어서 퀄트 블링킷을 감고 'O Tannenbaum' 을 들을 만큼 행복하지 않다.
이태원 순례를 마치고 목동 현대백화점 지하 2층에서 스칸디나비아 풍이라는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을 구경했다. 플라스틱 성탄목(꼬마 전나무)에 큼직한 장신구 몇개를 달고 노란 꼬마 전구를 둘러 놓으면 굳이 스칸디나비아 풍이 아니어도 영락없이 크리스마스가 된다. 트리 앞에 퀄트 블랭킷을 덮고 Nat King Cole 의 'O Tannenbaum' 을 이태원에서 본 진공관 전축 같은 것으로 듣는 크리스마스 상상을 해본다.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엔티크형' 이라는 친구 와이프의 정의에 의하면 클래식에 대한 나의 신비로운 살가움은 내 속에 흐르는 푸닥거리 변덕과 집요함의 변주형 피와 하등 관계가 없어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계절 감각 없는 로맨티스트는 종종 시니컬한 염세주의자의 말투를 닮아 가고 내 손으로 가구 한점 들여 놓은 적도 없으면서 연대 좋은 잉글랜드 엔티크 책상을 수소문한다.
진품 마스터피스를 보는 상상 이상의 흥분을 깨달았던 피렌체에서 정적인 소통은 내 정체성의 일부가 됐다. 과거형 정신적 포착의 대표적 두가지 형태인 미술과 사진이 현재형 정신의 정적 상태와 결합했을 때 사색으로 감상을 일깨우는 행위를 하게 된다. 영혼을 포함한 몸의 모든 조직 상태가 소실점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념의 Feel 은 버릇 이상의 중독으로 상승하여 정체성의 니코틴으로 축적되어 심장에서 갓나온 새피조차 오염되지 않고는 베겨나지 못할 정도가 된 듯 하다.
하지만, 우아한 엔티크형 피에 비한다면 내 피의 과거형은 남루하기 짝이 없다. 추억을 담는 그릇 또한 질기지 못해서 고무줄로 감아 놓은 옛날 편지들의 봉투만 확인해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데다가 서재방을 뒤적이다가 책갈피에서 떨어지는 쪽지 쪼가리 조차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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